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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내내 어린 배우의 연기가 놀라웠고 마지막 장면에서 성장한 빌리가 백조의 호수와 함께 비상하는 모습은 소름 돋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주인공 빌리는 어떤 구박에도 기죽지 않는 빛나는 존재였다 적성은 힘든 시간을 견디며 끝까지 할 수 있게 하는 데 필수이다 순간 형구에게서 빌리의 그림자가 느껴졌다 좋아하기 때문이란 이유만큼 강력한 무기는 없다
언제부턴가 형구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여기고 고등학교 진학조차 원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 말에 형구는 정말 사인이라도 해 줄 듯 시늉을 보이고는 자신을 응원하는 말이라며 환하게 웃음 지었다 책 내용에 의하면 능력도 중요하지만,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끈기 있게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신이 가는 길이 자기 삶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생명력이다 예술회관 광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하는 뮤지컬「빌리 엘리어트」를 보았다 적성에 맞는, 하고 싶은 것을 찾았다고 말하는 얼굴에서 기쁨과 미래를 향한 결연한 의지가 빛나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사회는 그 많은 빌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자신의 길을 갈 때, 자신을 이끄는 것은 적성이다 글쓰기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으나 낮에는 등교하고 밤에 글을 쓰려다 보니 둘 다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 최대 고민이었다 누가 주목해 주지 않아도 발레를 포기하지 않는 의지에 대해 마음으로나마 응원을 보냈다 원하기 때문에 기꺼이 그 길을 가게 한다 적응이 힘들어지자 자퇴하고 부모에게서 독립할 생각도 하고 있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끈기가 필요하다 한 번에 성공하기는 어려워도 실수나 실패는 수없이 많다
적성이 중요한 이유는 무수히 많겠지만 나는 두 가지를 꼽고 싶다 첫 번째는 오랜 기다림과 끈기다 앤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의 저서 ≪GRIT(그릿)≫에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그릿’을 말하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책을 접하면서 자기 행복이 중요하게 생각되었고 학교에 있는 시간에도 책 읽기를 좋아해서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책을 더 가까이했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을 반대한다고 하려는 마음마저 사라지게 만들지 못하는 까닭에 나는 “미리 사인을 받아 놔야 하는 거 아냐?”라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 학교에 있는 수많은 빌리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려고 할 때 결국에는 아낌없는 지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적성을 중요시하는 사람은 이미 두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했기 때문에 실패도 감수하고 다시 좋아하는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일에 알맞은 소질이나 성격을 의미하는, 힘겨운 고난도 이겨 내게 만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중학교 때와 똑같이 스트레스를 받는 교실에서의 시간을 버틸 생각에 앞이 깜깜하고 ‘오늘은 어떻게 버티지!’ 이런 생각을 하면 더는 학교에 다니고 싶지 않아 했다 인생에는 연속적이지 않은 일도, 한 번에 끝나는 일 또한 없다 그래도 학교는 졸업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당부하는 부모님께 죄스러워 다니게 되었지만 늘 학교를 그만두고 글을 쓰고 싶어 했다 그 안엔 실패도 포함되어 있다 그 속에서 다시 일어서서 걸어가도록 하는 힘인 생명력은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릿은 성장(G), 회복력(R), 내적 동기(I), 끈기(T)의 줄임말로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의미한다
조용하고 조심스러우며 작은 체구를 가진 탓인지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을 막 대하는 친구들이 생겼다고 했다 이미 마음을 굳혔고 자기 의지를 실행에 옮길 뿐만 아니라 잘 헤쳐 나갈 에너지도 있을 것처럼 보였다